안녕하세요. 박수영입니다.
어느덧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목달장 활동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네요.
이 글은 저의 마지막 칼럼입니다.
사실 칼럼이라기보다는, 그냥 제 개인적인 이야기...에 가까운 무언가가 된 것 같네요.
원래는 마지막으로 조언같은걸 드릴까 했는데, 이미 칼럼을 몇 십개씩 써댄 마당에 또 쓰기도 뭣하기도 하고,
무엇보다 이전에 석민준 멘토님이 '멘토가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고민같은 게 있는 글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.'
라는 말을 했던 게 떠올라서, 결국 이렇게 바꿔적게 되었습니다.
따라서 이번 글은 그동안 제가 칼같이 지켜오던 칼럼에서의 습관들을 전부 포기했습니다.
여기서만큼은 폰트, 글자 크기, 첫인사와 끝인사, 추천곡같은 기존의 양식을 다 버리겠습니다.
추천 안 눌러주셔도 되고요, 댓글 안 적어주셔도 됩니다.
딱 이 글에서만큼은, 멘토 박수영으로서가 아닌 인간 박수영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.
(제 인스타나 블로그가 궁금하신 분들은 '박수영 칼럼 아카이브' 라는 칼럼에 적어놨으니, 그 칼럼을 참고해주세요.)
1.
가끔씩 목달장 활동을 하다 보면, 이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.
그거 돈 되는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,
그냥 한 달에 한 번씩 쓰고 돈 받아가면 되지 않느냐고.
정말 단순히 말하자면, 그렇죠.
저는 합리적으로는 절대 이해가 불가능한 선택을 한 사람입니다.
칼럼 몇십개씩 적을 시간에 제가 과외를 했으면 돈이라도 벌었을 것이고,
그 시간에 공부를 했더라면 아마 학점이라도 더 받았겠죠.
근데 왜 그랬냐고 한다면,
저에게 목달장은 '에볼루션 바카라의 엔드 컨텐츠' 같은 느낌이었어요.
그냥 바카라 꽁 머니패스를 끊고 메탭으로 공부했던 그 순간부터,
공부 조언을 이 게시판에 올리는 멘토들이 너무나도 멋있었고 또 부러웠기에,
그랬기에 자연스레 제 에볼루션 바카라의 최종 목표는 목달장을 해보는 거였습니다.
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재수를 했기 때문에 제가 '혹시 모른다' 라면서
세세한 저의 공부습관이나 태도 하나하나 다 기록해두면서 공부를 했었고
어쩌다보니 진짜로 목달장이 되어서 칼럼 작성할 때 두고두고 유용하게 써먹었죠.
그래서 저는 목달장을 하는 매 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.
내가 누군가한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, 누군가가 나의 도움에 고마워한다는 것이
너무나도 신기하고 또 큰 즐거움이 되었거든요.
2.
근데 어느순간부터일까... 뭔가 제 스스로가 균형이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.
남들은 다들 대학생의 시야로, 대학생의 시간을 사는 느낌인데
나 혼자만 신나서 고등학생 때 얻은 얄팍한 성공담을 풀면서 사는 것 같았달까요.
뭐랄까 몸만 커버린 어른아이가 되어 버린 기분이었죠.
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목달장을 하면서 에볼루션 바카라판에서 반강제로 네임드가 되어버리고 나니,
에볼루션 바카라 쪽으로 계속 발을 담그다 보면 더 이상 빠져나올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.
저는 분명히 진로 희망을 에볼루션 바카라로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고, 재수하던 내내 대학교에 들어오면 항상 음악을 하고 싶었습니다.
이미 그 전부터 음악을 계속 해오고 있었다지만, 재수하는 동안에는 뭘 만들지를 못했으니까요.
근데 어쩌다보니 작년 제 한 해동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 중 하나가 이 목달장이 되어버렸습니다.
정작 음악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 일 년이 훌쩍 가버렸는데 말입니다.
목달장을 하면서 정말 과분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인지도(?)를 쌓았다지만,
이 길로 계속 가다 보면 정말로 에볼루션 바카라에 계속 매여 있다가는... 저 스스로가 이도저도 아닌 괴물이 되어버릴 것 같았어요.
나이 먹을대로 먹고 해낸 건 없는데,
가진 거라곤 대학 간판밖에 없어서 허구한날 대학 대학 수능 이야기만 하게 되는 그런 괴물 같은 사람이.
그래서
길게는 고2때부터 3년, 짧게는 이번 1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지만
이제는 진짜로 미련을 다 풀고 놓아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.
괜히 지금의 인지도를 가지고 더 에볼루션 바카라판이나 에볼루션 바카라 커뮤니티에서 기웃거리고 싶지도 않고,
지금 하고 있는 조교 알바 이외에 더 다른 일을 벌리면서 에볼루션 바카라판으로 더 들어가고 싶지도 않습니다.
적고 싶은 것도 다 적었고, 하고 싶은 것도 다 해봤습니다.
괜히 미련 버리지 못하고 질척거리다 깜냥에도 맞지 않는 일에 흔들릴 바에야,
지금 이 자리에서 박수칠 때 떠나고 싶습니다.
이제는 더 이상 목달장 박수영, 멘토 박수영이 아니라,
대학생으로서, 음악가로서, 아니면 그냥 선배 박수영으로서 여러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.
이 비좁고 더러운 에볼루션 바카라판이 아닌 저 넓은 세상에서.
이 시간 이후로 제가 바카라 꽁 머니에 들어오는 일은 두 번 다시는 없을 겁니다.
3.
그래도, 목달장을 하면서 참 엄청난 경험을 했던 지난 일 년이었습니다.
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저를 알아봐주셨던 분들이 너무나도 많았거든요.
대치동에서 길 가다가 혹시 멘토님 아니냐고 사진을 찍혔던 적도 두 세 번 있었고,
수능이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저에게 디엠으로 감사인사나 상담을 해 주셨던 분들만 해도 족히 몇 십명은 더 되었습니다.
심지어는 네이버 블로그 글, 목달장 합격 수기에서까지 제 이름이 언급될 지경이었죠.
학교가 개강하고 나서 한 일주일 간은 교양강의 수업을 들으러 갈 때마다 알아보시는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.
과 후배분들은 당연하다는듯 이미 저를 알고있었고,
어떤 분은 칼럼에서 제 동아리 언급을 보고 같은 동아리로 들어오기도 하셨고,
목달장 칼럼 읽고 타과에서 오셔서 밥약한 신입생 분들만 해도 대여섯명은 되었죠...
정말 매 순간마다 '내가 이 정도로 파급력이 있는 사람이었다고?' 싶은 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.
도대체 내가 뭘 한게 있다고 이리 과분한 칭찬을 받는 걸까...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.
제 칼럼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면, 그건 아마 제 칼럼이 이분들을 바꾼 것이 아니라
이분들 스스로가 바뀌고자 하는 마음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.
제 칼럼은 잘 쳐줘야 촉매같은 역할을 했을 뿐이겠죠.
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칼럼이 도움이 되었다고 이리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
저야말로 진심으로 감사했고, 또 고마웠습니다.
여러분들 덕분에 지난 일 년이 헛된 시간이 아닌, 유의미한 시간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.

제가 에볼루션 바카라판에 미련을 버리고 뜬다고 해서, 목달장으로 활동했던 지난 일 년의 시간을 부정한다는 것이 아닙니다.
오히려 저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.
특히나 21기 목달장 멘토 친구들처럼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,
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.
저는 목달장일 수 있어서, 행복했고 또 즐거웠습니다.
4.
이전 칼럼에서도 여러번 말했지만,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.
살다보니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기회를 얻어 서울대에 왔고,
지금처럼 남들 앞에서 에볼루션 바카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고,
조언을 해 주고 또 그걸로 감사인사를 받을 수 있는 입장도 되어보았죠.
물론 저 또한 사람인지라, 좋은 모습만 보여드렸다면 좋았겠지만
지금 와서 돌아보니 미숙하고 부족한 모습도 많이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.
그 과정에서 혹시라도 저의 의도치 않은 말과 행동으로 인해
조금이라도 불편을 느끼셨던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미안합니다.
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이 저를 어떻게 보시든,
여러분들은 제 실수가 아니라 제가 전하고 싶었던 진심만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.
앞서 말씀드렸듯, 오늘의 추천곡은 없습니다.
그 대신,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인
넉살과 까데호의 노래, '펜을 들어' 의 가사로 마지막을 끝맺고 싶습니다.
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.
단 한번, 제대로 살 수 있다면
진심을 쉽게.
내 죄를 뺀 최고를 당신께.
it'll be a long time before you ever see me again
서울대
박수영멘토